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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스쿨 | 최고의 성탄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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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프라니 작성일2016-12-29 조회4,536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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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라쓰롱 마을에 가는 날에는
공부방 들어가는 길에서부터
마음이 짠해진다.
도처에 쓰레기들이 굴러다니고
쓰레기 썩는 냄새와 파리들이 많다.
그 안에서 아이들이 환하게 웃으며 우리를 반겨준다.

이 마을에는 장애인 여자 아이가 있다.
손도 발도 사용하는게 불편해서 천천히 움직인다.
특히 율동을 따라하지 못해 혼자 앉아 우리를 본다.
그런데 어느날부터는
앉아있지 않고 아이들 틈에 서서 율동도 따라하려고 무척 애를 쓴다.
아이는 공부방 수업을 참 좋아한다.
누구보다 먼저 오고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한다.
수십명의 아이들 중 언제나 이 아이를 눈여겨 보게 된다.


이번주 공부방 수업마칠 무렵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나눠주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 아이가 다가와 내게 무언가를 주었다.
이 가난한 마을의 누군가에게서 어떤 것을 받을거라곤 상상도 못했기에
나는 너무나 깜짝 놀랐다.
아이는 부끄러워하며
아무말 없이 작은 상자를 내 손에 쥐어주었다.
순간 가슴이 뭉클하면서
행복감으로 마음이 벅차 올랐다.

"먼디팁! 이거 나한테 주는 선물이야? 뭐하러 이런걸 준비했어? 어쨌든 너무 너무 고마워. 정말 정말 고마워!"

아이를 꼭 껴안아주었다.
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본 아이도 배시시 웃으며 기뻐했다.

이 아이한테 선물을 받았다는 자체가 벌써 감동이었는데
아이들이 다 떠난 후
먼디팁도 떠난 후
마을 공부방에 남아 그 상자를 열어보았다.
그 안을 본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거기에는
공부방 수업때 가르쳤던 '스크래치 기법 ' 으로
그린 마을공부방 풍경 그림과
작은 꽃 두 송이가 있었다.

이방인인 나를 위해
그 불편한 몸으로 정성어린 그림과 꽃을 준
아이를 생각하면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뜨거운 무언가가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올라온다.
'어떻게 나는 이 곳에서
이렇게 훌륭하고 예쁜 아이를 만났고
이런 귀한 선물을 받은 걸까?'
존재적 질문이 올라온다.
헤아릴 수 없는 큰 사랑이 느껴진다.

올해 이 아이로 인해 내 안에 진짜 사랑이신 예수님이 오신 듯 하다.
진짜 성탄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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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어진이님의 댓글

어진이 작성일

  네 네. 저도 프라니 수녀님처럼 감동입니다. 고맙습니다.
제게도 성탄 선물입니다.

gaby님의 댓글

gaby 작성일

  수녀님 감동이네요
그 아이가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어요

눈부신 오늘님의 댓글

눈부신 오늘 작성일

  "진짜 성탄 맞다"
노랑, 보라 두송이 꽃을 들고 
아이가 그려준 저 길을 목동 처럼 제가 달려 가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