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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 신혼 시기가 지나고 (개에 물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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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gnes hyoju kim 작성일2017-09-30 조회4,789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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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고 흥미롭고
설레이고
뭐든 잘해주고 싶고
단맛 가득한 시기는 지났다.

선교지에 온 지 8년
가까운 이에게 배신도 당하고
싸우고 화내고
쓴맛도 자주 본다.

평소처럼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가던 중이었다.
갑자기 뒤에서 개들이 달려오더니
자전거 페달을 밟고 있는 오른쪽 발목 위를 꽉 물었다.
짧은 비명을 지르고 자전거를 멈추었다.
개 두 마리가 들어간 집으로 갔다.
개 주인 부부가 나왔다.
상처부위를 보여주자 그들은 그 정도는 괜찮다고 했다.
방과후 수업을 마치고 돌아가는 아이들이 무슨 일이냐며 다가와
상처부위를 보더니 주사 맞아야 한다고 빨리 병원가야 된다고 한다.
센터 직원과 프랑수녀님도 와서 옹호했다.

소란스런 가운데
어느 개가 물었느냐에 초점이 맞추어 졌다.
개 두 마리의 주인이 달랐던 것이다.
어느 개가 물었는지 보지 못했다.
본 사람도 없다.
예전에 함께 일했던 Dr. 시타가 왔다. (전화했었음)
소란스런 상황을 종료시키며
“ 그 사람들과 더 얘기하지 마라. 당신은 외국인이고
돈도 받지 못할 것이다. 싸워서 좋을 게 없다.”
그리고 간호사 맞느냐는 눈빛을 보내며
“빨리 상처부위를 씻고 소독해야 한다.”

수녀원으로 와서 상처부위를 소독하고
광견병 예방 주사를 맞았다.
벌써 밖은 어두워 졌다.
닥터 시타가 가면서
문단속 잘하고 방범등도 켜두라고 한다.

그날 밤 성찰하면서
모든 일과 사건에는 의미가 있다.
“개에 물린 사건에서 제가 뭘 배워야 하나요?”
주님께 여쭈었다.
최근의 말과 행위와 생각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개에게 물리고도 돈이 없어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가난한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내가 무엇이기에
옹호해 주는 이들이 있고
신속하게 치료를 받고
이렇게 편안한 밤을 보낸단 말인가

캄보디아와의 달달한 신혼시기는 지났지만
그들과 부대끼며
쓴맛도 보면서
신혼 때의 설렘과는 다른
깨닫지 못했던 은총들에 심쿵해진다.

댓글목록

gaby님의 댓글

gaby 작성일

  저런 !
수녀님, 화가 났겠네요!
수녀님 치료 받아야 할 부분이 많아지네요.
빨리 완치되기를 바래요

마리도미님의 댓글

마리도미 작성일

  봉금이 수녀님~` 많이 놀랬지요.
수녀님과 개와의 관계는 어떤것일까?
개를 좀 좋아해 주세요.

기준님의 댓글

기준 작성일

  수녀님의 잔잔한 성찰이 가슴아프게 다가오네요. 주님께서 깊이 숙성시키시는 모습... 마음에 담고 기도할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