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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스쿨 | 캄보디아에도 수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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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한바오로 작성일2019-08-20 조회3,1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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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부터 이틀 간 고등학교 졸업시험 Bacc Ⅱ, 곧 캄보디아판 수능이 치러집니다.

수도 프놈펜을 비롯해 큰 도시들에선 국제학교도 있고 학원도 생겨나고 있어 나라의 발전과 함께 교육열도 높아지고 있지만, 고등학교 진학률이 10명 중 1.8명에 불과한 이 도시에서는 누군가 수능 시험을 치른다는 것부터가 참 대단한 일입니다.

이번 학기에만 해도 제가 일하는 안나스쿨에서도 정말 많은 아이가 학교를 그만뒀습니다. 심하게는 한 주간에 여덟 명씩이나 그만뒀으니 말입니다. 대부분 경제적 이유입니다. 돈이 없어서, 부모님이 아프니 대신 돈을 벌어야 해서 당연히 누려야 할 배움의 권리마저 갖질 못합니다. 한 학기를 마친 지금은 더욱더 많은 아이가 다음 단계로의 진학을 포기당하고 있습니다.

배움의 포기가 당연시되는 이 환경에서, 어렵사리 12학년까지 올라와 수능을 보게 된 우리 친구들이 스스로 떳떳한 성과를 내길 함께 마음 모아 기도해봅니다.

사실은 제가 다 마음을 졸이고 있습니다. 12학년 아이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길 들으며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입시준비반까지 만들어서는 그래봐야 영어 한 과목 붙잡고 와봤지만 정말 도움이 되었을까, 잘 풀었으면 좋겠는데 하며 꽤 애가 탑니다. 사실 학생들이 가진 변변찮은 문제집 하나 없어서, 어렵사리 학원에서 쓴다는 기출문제집을 구해다가 풀어주는 게 다였지만요. 한국식 찍기가 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이 시간까지 잠 못 자고 불안해하는 아이들을 계속 달래주고 있습니다.

사진은 지난 6월 프놈펜 교구장 올리비에 주교님이 창설하신 성 바오로 대학(SPI)과 연계해 안나스쿨에서 뽀삿 지역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입시설명회를 할 때의 사진입니다. 대학 관계자가 직접 안나스쿨을 방문해 다양한 교육과정을 소개하고 장학제도도 안내하였습니다. 특히 해당 학교는 일반 대학과는 달리 단순 교육뿐만 아니라 '자선과 진리'의 가톨릭 정신에 입각하여 인재를 양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당일 안나스쿨의 12학년 학생 중 두 명을 선발해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큰 결정이 있었습니다. 장학금을 받게 된 학생 중 한 명인 마일리응은 "오늘의 설명회를 통해 평소 가고 싶었던 관광과가 그 학교에 있어서 너무 좋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다음 어디로 가야할지 분명히 알고 결정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전했습니다. 마일리응을 포함해 모든 12학년 학생들이 스스로에게 만족할만한 결과를 남기고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길 함께 기도해주세요.


2019년 8월,
수한 바오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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