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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랭 성모 발현지에서 - 한 걸음~ 한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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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카타 댓글 2건 조회 356회 작성일 23-08-02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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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셈부르크에서 벨기에로 보랭의 성모님을 찾아가는 나의 마음은 설렘과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보랭 성모 발현지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성모상 앞에는 여러 종류의 많은 꽃들이 놓여 있었고 황금 심장과 머리 위로 왕관처럼 뻗어나간 황금빛이 눈에 들어왔다.  웃음으로 인사를 나눈 뒤 한국, 칠레, 아프리카 그리고 유럽의 동반자들이 한 장소에 모여 각국에서 준비한 생명에 대한 영상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언어가 다르고 표현 방식도 다르지만, 하느님 안에서 ‘동반자’라는 동일성을 가지고 모였음이 묘하게 우리를 일치하게 했다.

짧게 보랭 성모 발현지의 대성당과 소성당을 둘러보고 식당에 모여 식사하게 되었다.
나는 그리스도 교육 수녀회에서 오랜 시간 수도자의 삶을 봉헌하고 이젠 경중의 치매를 안고 양로원에서 살고 계신 수녀님 여덟 분과 가비 총장 수녀님과 함께 점심을 먹게 되었는데, 수녀님들은 아시아에서 온 나를 주시하시며 이름부터 물으신다.
총장님의 통역으로 서로를 소개하고 식사하면서 그동안 나를 힘들게 한 상황을 총장 수녀님과 나눌 수 있었다.

“저는 항상 무엇을 하면 항상 의구심으로 ‘왜’라는 질문을 많이 던집니다.”

“그건 너무나 당연한 겁니다. 한 번에 흔들림 없이 일을 해나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하느님께 기도 속에서 묻고 한 걸음 가고, 또 기도하고 한 걸음 가는 겁니다.”

순간 눈물이 났다.
자주 의심하고 흔들림 많은 나의 태도가 믿음이 부족해서라 생각해 왔었는데,
그래서 얼마나 힘들어했는데, 믿음이 약함이 아니라 하느님을 만나는 기도가 부족했음에 안도와 희망으로 기쁨의 눈물이 났다.
나의 눈물에 벨기에 할머니 수녀님들은 이유를 물으셨고, 총장님의 대답에 나를 위해 기도해 주시겠다고 하셨다.
특히 내 옆 92세 수녀님은 갑자기 노래를 불러주셨다. “내가 노래하는 마음 안에서~ 너와 함께 살기를 원해~”라고 하시면서.
오랫동안 수도자의 삶을 충실히 살아온 할머니 수녀님들은 이제 아흔이 넘은 나이에 치매를 안고 있는 몸이지만,
남을 위해 약한 자와 함께 해 온 삶의 자세는 몸과 마음 깊은 곳에 각인되어 마치 예수님의 참 제자의 모습을 가지고 계신 듯 했다.
또한 총장 수녀님은 앞서 살아가신 선배 수녀님들의 삶을 보면서 인간이 무엇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지를 배운다고 하시며
이번 모원 방문을 통해 그리스도 교육 수녀회의 참 정신을 알고, 서로 연대함을 배우라고 하셨다.

식사 후 대성당에서 봄바르디에 신부님의 집전으로 미사를 드리게 되었다.
나라별로 맡은 부분을 자국어로 자신들의 음악으로 미사가 봉헌되었는데,
처음 ‘어찌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은 사라지고 그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함께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그 마음으로 하나 됨을 느낄 수 있었다.
평소 독서의 중요함을 알고 있는 내게 목소리가 좋다며 독서자로 정했다는 대구팀 형제님의 말씀은 놀랍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였다.
아프리카와 칠레의 음악으로 경쾌하게 시작된 전례가 일순간 고요한 침묵 속에서 선포되듯 제1독서를 할 수 있었다.
독서를 마치고 제자리로 돌아와서는 긴장이 풀려 얼마나 떨기 시작했는지 모른다.
한 마음으로 봉헌되는 이 미사 안에 하느님이 함께하심을 체험할 수 있었다.

이번 모원 방문 전에 “제가 초 봉헌하겠습니다.”라며 많은 분들에게 했다.
그들은 그동안 살면서 나를 위해 기도해 주신 분들이었고, 힘들 때 함께 해 주신 분들이었다.
그들을 위해서 나의 성모 발현 성지 첫 방문에서 그들을 위한 초 봉헌과 기도를 드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함께 드린 미사로 조금은 더 가까워진 사람들을 뒤로하고 안내 센터에서 초를 구해 성모님께 달려갔다.
초에 불을 켜고 적어 온 목록을 펼치고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부르며
그들의 도움에 감사와 함께 하느님 안에서 기쁘게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는 삶을 살 수 있기를 청했다.

보랭에서 발현한 성모님은 여러 차례 우리에게 ‘늘 기도하라’고 말씀하셨다.
마치 성모님이 내게 오늘 이곳 보랭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을 통해 기도하며 하느님을 향한 삶을 살아가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바람에 자꾸 꺼지는 촛불을 켜고 또 켰다.

내가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서 앞으로 나는 얼마나 많은 마음의 촛불을 켜고 또 켜야 할까?

하느님 자비를 베푸소서!

댓글목록

요셉님의 댓글

요셉 작성일

카타리나씨 감사합니다.
한걸음 한걸음씩 나아가는 모습 보기 좋아요.
응원합니다~~

소화님의 댓글

소화 작성일

모든 은총의 선물들과 감동의 글 마음 기도 무사함 모든 것에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잘 돌아옴에 환영합니다. 축하합니다~~^^
저희들도 기도 중에 동반자들의 여행길을 위해서 또 여러 상황으로 함께 하지 못한 동반자들 위해서 기도 중에 기억했어요.
매일 매일 한 걸음 더 가까이 하느님을 뵙고, 소속감을 가지며 사랑하며 친교와 일치의 자리로 나아가는 듯 합니다.
고맙습니다
조현주 소화데레사 수녀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