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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 캄보디아의작은행복(1)-예수회 집 살던 시절 에피소드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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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프라니 작성일2011-02-09 조회3,924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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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프놈펜 예수회 본부집에서 넉달간 셋방살이 할 때 에피소드 모음.



1. 예수회에 이사온 첫 날 부터 며칠간 옷을 빠는데


아무리 하이타이를 풀어도
좋은 향기가 솔솔나고 연기가 자욱한데 때가 지지 않았다.
오만상 힘을 주고 빨아도 여전.


왜 이런강...왜 이런강...프놈펜 물이 문제인강....흠흠....대체..왜...


갸우뚱 갸우뚱하면서도....그렇게 며칠동안 계속 빨기를 반복.
그러다가 어느날 깨달았다.
그게 하이타이가 아니었다!!


이사올 때 하이타이랑 똑같은 통에 넣었던 땀날때 바르는 파우더였다. !!
하이고~~불쌍하게시리~~


괜히 힘주느라 없던 근육이 생길뻔한 내 팔이여!!


하이고 ~~더 불쌍하게시리~~


괜히 문지름을 심하게 당해 피부가 엄청 상해버린 멀쩡하던 내 옷이여!!


2. 처음 자전거를 살 때 자전거 가게에서 자전거를 고른 후
주인이 타 보라고 했다.
나는 우선 자전거를 뒤로 빼야겠다 싶어
자전거 위에 앉아 페달을 뒤로 돌렸다.
그러면 자전거가 뒤로 갈 줄 알았다.
그 때 열심히 뒤로 페달 돌리는 내게 함께 간 이가 물었다.
"what are you doing now??"


"why??" 라고 묻는 동시에 눈치챘다.
자전거 폐달은 원래 앞으로만 간다는 사실을....헐.


후에 자전거를 즐겨타던 친구가 생각나 소식을 전하며 이 이야기를 했더니


친구가 답장을 주기를


"어...내 자전거는 뒤로도 가는걸"


그래서 생각했다. 세상에...한국은 기술이 앞서나가는가벼??
그래서 친구에게


"우와~~ 네 자전거 정말 대단하구나. 어쩜 한국 자전거는 그렇게 좋은거니??"했더니


친구가 다시 짧은 답장을 보내주었다.


"뻥이야!!"




3. 학교에서 돌아와 좀 늦게 합류해 밥을 먹다가
냉동실문을 열고 얼음을 꺼내는데 동시에 뭔가 툭 하고 떨어졌다.
바닥에 떨어진 아이스팩을 다시 냉동실에 넣고 한참 밥을 먹었다.
밥먹는동안 옆에서 웅성웅성 소란스러웠지만 별 신경 안썼다.
(영어는 신경 안 쓰면 자동적으로 아예 안 들림)
가만히 듣고보니 신부님들, 수사님들, 우리 수녀님들이 모여서


냉장고 위에 뭘 뒀는데 어디갔냐고 하는 그런 웅성거림들이었다.
' 아까 냉장고 밑에 떨어져서 내가 다시 넣었던 그건강?' 싶어
멀뚱멀뚱한 눈과 순진한 표정으로
"...DO YOU NEED THIS ONE??" 하며
냉동실 문을 열고 꺼내보여 드렸더니
모두들 뒤로 다 넘어갔다.
아이스팩이 아니라
비올 때 입는 '비옷'이었다.


비옷을 차곡 차곡 접어서 비옷 주머니에 넣어 냉장고 위에 올려두면


아이스팩으로 보이기도 한다는 사실을 아무리 설명한들


누가 동의하겠는가!!
그저 모두들 넓은 아량으로


"그녀가 배가 많이 고팠나보다"라고 이해해줄뿐.
그후로 한번씩 내 앞에서 당신들 소지품들을 간수하시며
재차 부탁하시곤 했다.
"제발~~ 프랑소와즈!! 내 물건은 냉장고에 넣지 마..ㅡㅡ;;"


4. 밖에 뭐 사러 외출했다가 식사시간에 못 맞춰 올 것 같아서
관리 담당 신부님에게 휴대폰 문자를 보냈다.
어쩌고 해서 늦겠다고. 그러나 밥은 집에서 먹겠다고.
마지막 문장을 이렇게 썼다.
" .....I will eat our house"
그러니깐 전치사 at 을 빼고 써서
나는 집을 먹겠다는 뜻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그러니깐 답장 와서 하시는 말씀
" 어떻게??? 네가 집을 먹어버리면 우리는 어데서 살라고??"
그리고 그 후로도 모두들 외출할 때면
제발 우리집을 먹지는 말라고.. 하시거나
또는 누군가에게 프랑소와즈가 우리집을 먹는지 잘 감시하라고


부탁하셨다. 헐.

5. 자전거로 비틀 비틀 다니던 무렵
급기야 집 앞 동네길 들어오다가 9살 여자아이 자전거와 부딫히는 사고가 있었다.
얼마나 놀랬던지 거듭 사과하고
다시 식사시간때 소문을 내서
수사님으로부터 위문품 쵸컬릿을 협찬받아
크마에 언어를 잘 하는 인도인 신부님과 함께
그 집에 다시 여자아이를 만나러 갔다.
그런데 그 집은 여러 친척들이 모여 사는 대가족..
모든 가족이 다 나와서 신기한 듯 보면서
웃고 환대해주는 것이 아닌가!
그 파니라는 귀여운 여자아이는 한번씩 안부를 주고 받는 내 친구가 되었다.
그 후로 학교갈 때
나는 격려를 받았다.
오늘도 사고 내고 친구를 더 많이 만들라고...

6.석달동안 오전엔 인도인 M신부님과 학교에 나란히 같이 다녔다.
각자 자전거를 탔지만 자전거 주차장에선 주차비를 내가 내거나 신부님이 내거나 했다.
어느날 따로 따로 갔던 날 자전거 주차장 표 끊어주는 사람들이
M 신부님에게 물었단다.
"Where is your girl friend?"
그 후로 둘이서 도착하면 아예 대놓고 M신부님에게 물어보았다.
너는 피부색도 블랙인데 어떻게 저런 여자친구를 구했냐고...
사실...그들이 그렇게 내 앞에서 말해도 나는 크마에 언어를 못알아들었다.
그저 주차장을 빠져나와서 교실로 가는 동안 M신부님이 이야기를 해줘서 알게 되었을 뿐.
그런데 그들은 아니라고 해도 믿지를 않았다.
이 이야기가 반복되자 어느날 식탁에서 원장 신부님이 그러셨다.
"걍....애인사이라고 해뿌라. 그래야 관심을 안갖지."
그래서 그후론 그들이 그렇게 묻거나 놀려도 그저 웃기만 했다.
특히 비오는 날 오토바이를 모는 M신부님 뒤에 타고 등교할 때면
더더욱 요상한 눈초리로 우릴 쳐다보았다.
그러면 나는 속으로
'M신부님이 성격이 좋아서 망정이지....다른분이였으면 불쾌하게 생각할만도 한데....'
하며 미안해 죽을지경이었다.
석달후 수업 시간대도 달라져서 M 신부님과 나는 따로 따로 등교하게 되어
이제 이 문제는 해결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들이 M 신부님에게 그랬다고 한다.
요즘 네 여자친구 아침마다 올 때 보니깐 너보다 훨씬 잘생긴 사람하고 같이 다니더라고.
너는 그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헐헐헐.......정말....정말.....자전거 주차장 피플이여.....


내가 지금 말이 안되서 그렇지...말만 되면


조용히 감추어둔 내 썽질 나올지 몰라욧!!



7. 어느날 식사를 하다가 내가 그랬다.
나는 영어가 안되서 말을 잘 못하고 살아
얼마나 답답한지 모르겠다고,
내 이 답답한 심정을 누가 알겠느냐고.
난 원래 이렇게 성격이 내성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그랬더니
원장 신부님 하신 말씀
" 그래도...방금 저녁 식탁에서는 수녀님이 80프로나 이야기했잖아!!"
이어 모 수사님 말씀
"I think ...that's enough for us."

댓글목록

마리도미님의 댓글

마리도미 작성일

  프랑 수녀님의 에피소드 정말 재밌다. 나중에 책 엮어야겠네요
캄에서 늘 행복하삼. .

마룻씨님의 댓글

마룻씨 작성일

  이 이야기들은 수녀님의 고유한 목소리, 억양으로 이야기를 해야 200% 뉘앙스가 살아나는데... 나중에 오셔서 다시 한번 해 주셔용~~

프랑소와즈님의 댓글

프랑소와즈 작성일

  사랑하올 수녀님들. 감사합니다. ^^
마리도미 수녀님. 저희 이제 이 곳에 글 자주 올릴려구요, 혹시 로그인하지 않아도 댓글을 달 수 있도록 수정해주실 수 있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