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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 Pls. try again(효주 수녀의 자전거 스토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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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gnes hyoju kim 작성일2011-02-23 조회3,709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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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 내리막길을

한달음에 내려오며

나도 모르게 이렇게 중얼거렸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이제 속도를 좀 내어 보라며

자전거를 가만가만 타고 다니던 내게

이레네 수녀님은

확 트인 들판 길을 알려 주셨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지금의 내 상횡이랄까

속도를 낼 수 없는 현실.

어린 아이처럼 캄보디아 말을 배우며

주변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무더위와 모기떼 앞에서

생존 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무기력이 있다.

암기가 잘 되지 않아

어제 배운 것을 오늘 들여다 보면

새로운 단어를 만나는 기분이다.

하루는 받아쓰기를 했는 데

온통 빨간색 교정이다.

"Pls.Try again!"

나의 크마에 선생님께서 웃으면서

빨간색으로 영어로 언급했다.

그때 묘한 희열을 느꼈다.

그래 내가 너무 애쓰며 공부하는구나.

집에 돌아와

책을 펴고

그림 같은 캄보디아 글씨를

인격적인 만남으로 찬찬히 들여다 보았다.

열정을 가지고 사랑하리라.

지금은 한없이 더디지만

언젠가는

읽고 쓰고 말하리라.

확 트인 들판 길을

속도를 연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마음을 틔우며

달려 갈 것이다.

댓글목록

마리도미님의 댓글

마리도미 작성일

  참 감동적인 글입니다. 하는 모든 일을 마음으로 한다면 어느날
그림이 글로 살아나겠지요
수녀님 모기와 더위와 언어와의 만남앞에 무력해지는 당신을
하느님은 많이많이 사랑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