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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 얼굴 (효주 수녀의 자전거 스토리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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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gnes hyoju kim 작성일2013-06-11 조회3,78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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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속도로

단박에 반하게 한 얼굴들...

38도

39도

불타는 광안리...

‘더위 먹은 갈매기’를 흥얼거리는데

내 노래를 들으려고 불쑥 얼굴을 들이미는 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야아~” 더위를 날려버리는 그 천진난만한 얼굴이

쟁반같이 둥근달로 내 마음에 걸렸다.

마을 방문 중에

호박 농사가 잘 된 집을 보았다.

캄보디아에서는 호박잎은 먹지 않는다. 오히려 호박꽃을 먹는다.

강된장을 떠올리며 호박잎을 쪄서 먹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더니,

그 집 어린 딸이 비닐봉지를 들고 뛰어가더니

호박잎을 따서 한 봉지 가득 담아 주었다. 호박꽃도 있었다.

선한 눈망울에 흰 이를 드러내며 웃는 그 아이의 얼굴이 또 단박에 걸렸다.

저 자전거는...

말썽꾸러기 이어라가 나무 뒤로 숨는 것을 보았다.

학교 잘 다니라고 후원한 자전거인데

이리저리 자전거 타고 놀다가 나를 만난 것이다.

“이어라! 학교 가야지.”하고 부르니

자전거 뒤에는 더 어린 공범(?)이 타고 있었다.

선생님이 아직 오시지 않았어요.

소변이 마려워요..

학교까지 같이 가는 데 이유가 많았다.

교실에 들어가 앉는 것을 보고 나오면서

이어라가 자존심 상했을까

혹 반 아이들에게 왕따 당하는 건 아닐까

내심 걱정되어 뒤돌아 본 순간

이어라와 반 아이들의 함박꽃 같은 얼굴들이 우두둑 박혀 들어왔다.

단조롭던 그들 나름의 학교생활에

이 사건은 재미였을까

그날 이어라는 학교 영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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