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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 캄보디아의 바나나(?)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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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감사랑 작성일2016-04-14 조회3,20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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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최정란 마리아수녀입니다(캄보디아 공동체에 이제 막 합류한 새내기 수녀입니다.)
캄보디아에 오기를 늘 기다리던 제가 드디어 캄보디아로 오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Pursat분원의 수녀님들과 떨어져서 프놈펜에서 캄보디아말을 공부하며, 프놈펜의 한인성당 첫영성체 아이들과 함께 교리도 하고 있답니다. 캄보디아는 작년에 잠시 다녀가기는 했지만 1년만에 돌아온 것이어서 다시 기후, 음식, 주변환경들(특히 모기, 벌레), 현지어를 하지 못해서 오는 어려움과 부딪히며 살아가고 있지요. 3월-4월은 캄보디아에서도 날씨가 가장 덥기 때문에 연신 쏟아지는 내 몸의 육수(?)를 보며 캄보디아의 더위는 육수를 뽑아내는 가마솥의 장작불처럼 느껴집니다. (^^그 육수로 인해 제 피부는 땀띠에게 영역을 서서히 내주고 있는 중이고요)
 다른 수도회 수녀님들과 함께 공부하러 다니고 있습니다. 학교를 통학하며 타고 다니는 툭툭이(오토바이를 개조한 운송수단) 안에서 크마에(캄보디아말)의 알파벳부터 서로 주고 받는 우리 자신들에게 “우리가 꼭 유치원생이 된 기분이에요. 캄보디아 알파벳부터 외우고 있는 모습을 보면” 하며 우리의 처지를 표현합니다. 그러면서 잠시 웃습니다. “유치원생 세 명” 웃는 수녀님들을 보며 ‘저 분들은, 나는 무엇을 위해 여기서 이러고 있지?’라는 물음이 가끔 올라옵니다.
 저는 모기,벌레에 잘 물리는 체질이라 여기서도 모기들에게 ‘생명의 양식’이 되어주고 있답니다. 다른 수도회 수녀님 말씀(필리핀, 태국 수녀님) “모기들이 초콜렛은 안 좋아하고, 바나나만 좋아하나 봐요” 처음에는 그 말이 무슨 말인가 했는데 그 수녀님들에게는 모기가 가지 않고 저에게만 오는 것을 두고 하신 말씀이셨어요. 검은 피부와 흰 피부를 초콜렛과 바나나에 비유하셔서. (^^ 내 피부를 초콜렛으로 바꿔야 하나?)
 쫄츠남이라는 캄보디아 새해가 되어 학교도 방학을 해서 저는 우리 수녀님들이 사시는 시골에 내려오기로 하고 버스로 귀성길 대장정에 올랐습니다. 허걱! 길도 좋지 않고, 중간에 시골 정류장을 다 들르면서 사람들이 밥도 먹고 화장실도 가며 쉬엄쉬엄 가다보니 오는 시간만 6시간을 보냈습니다. 혼자이고 초행길이라 6시간을 내내 뜬 눈으로. 캄보디아 사람들의 삶을 버스에서 다 본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한국인이라 어쩔 수 없는 그 성격. ‘언제까지 기다려야 해? 자리도 없는데 사람들을 그만 태워야 하는 거 아냐?“ 이리 재고, 저리 재고 있는 나는 그들에게 낯선 이방인이었습니다. 그들은 전혀 그것에 불편해하지 않고 있었으니까요. 또 물음이 툭 던져집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들의 삶에 함께 하고 있지?‘
 이 질문에 답은 이미 저는 알고 있습니다. 요즘은 그 답에 대한 제 삶을 서서히 이 곳 캄보디아에 풀어내고 있는 중이랍니다. 분명 풀어낼 때마다 어떤 것들이 나에게 올지 모르지만 그 풀어지는 것들은 하느님이 주시는 ‘나와 모든 이들을 위한’ 선물이 되겠지요? 모두에게 ‘선물’이 될 삶을 지금 이곳에서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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