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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스쿨 | 요한- 마을공부방에서 첫 미술수업을 진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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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YEON 작성일2022-09-09 조회9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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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우리는 누구나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 연필이 있었기에 낙서도 하고 색연필이 있었기에 색깔을 입히기도 하고 다양한 자료들이 있었기에 실력을 키울 수 있었다. 어린시절 나의 그림에는 집과 나무, 하늘과 땅을 자주 그렸고. 대부분 나의 모습이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운동하는 모습, 웃는 모습 등... 그러고 보면 나에 대한 성찰은 어린 시절, 즉 유아기로 갈수록 더 많이, 더 자주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나이를 먹으면서 나의 그림에는 자화상 그리기에서 멀어졌다. 마을공부방 아이들에게 첫 번째 미술수업으로 진행하기 위해 어떤 것을 체험하게, 어떻게 가르쳐주어야 할지 많은 고민들을 하게 되었다. 현지교사들에게 그동안 주로 어떤 것들을 가르쳐주었는지 물어보기도 하고 아이들의 미술수준은 어떠한지 많은 것들을 질문하고 자료들을 수집하게 되었다. 그렇게 많은 것을 수집하고 알게 된 것은 아이들이 그림을 자주 그릴 기회가 없다는 것, 공부방 수업 때 그림도안에 색칠하는 것이 대다수였고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자신을 자세히 관찰하거나 그림으로 자신을 그려본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나의 어렸을 적 미술작품에는 내가 빠지지 않고 등장했었는데 한국에서 지냈을 때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었지만 이곳에서는 당연한 것이 아니었기에 아이들에게 자신을 알아보고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싶었다. 그렇게 유튜브. 책 등 다양하게 자료를 수집해서 수업을 준비해왔고 그렇게 몰리뚤왓초등학교로 향했다. 아이들이 궁금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갈길 잃은 눈과 뻣뻣하게 서있는 자세로 수업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수업이 시작한지 5분이 지나지 않은 채 비가 오기 시작하였고 비가 오면 미술수업이 진행하기 어려운 마을공부방 특성상 그렇게 나의 첫 미술수업이 지나가버렸다. 아쉬운 마음으로 안나스쿨로 돌아왔고 나는 현지교사와 다시 이야기를 해보았다. “아이들의 나이대가 너무 다양하기 때문에 전체학생들을 대상으로 미술수업을 진행하기는 어려울 거 같다. 다른 방법으로 수업을 생각해보자”라고 하였고 현지교사는 이렇게 대답하였다.“아이들이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 또한 아이들은 다양한 것을 배우고 싶어 한다. 괜찮으니까 준비한대로 했으면 좋겠다”라고 대답을 해주었다. 하지만 그 대답이 나에겐 또 다른 고민이었고 어떻게 하면 모든 아이들이 자화상이라는 수업주제에 다 같이 참여하고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아이들이 명상을 통해 좋아하는 것, 꿈, 싫어하는 것 등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건 동일하게 진행하되 아주어린 친구들에겐 스케치도안을 주고 8살~11살 정도의 아이들에겐 몸통만 그려진 도안을 줌으로써 얼굴은 자신이 표현할 수 있게. 큰 학생들에겐 빈 A4를 주며 자유롭게 본인을 그릴 수 있도록 하면 모든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였고 그렇게 준비를 한 채 쓰라쓰롱마을로 향하였다. 다행히 모든 아이들이 수업에 잘 따라왔고 처음에는 자신을 알아보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꿈이 무엇인지 발표하기 부끄러워하던 아이들이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발표할 때는 개성있고 다양한 아이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번 미술수업을 진행하게 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아이들의 작품을 볼 수 있었고 그 작품들 속에는 순수한 마음과 행복한 얼굴이 보였으며 그 아이들이 앞으로 더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도록 준비하고 나 또한 아이들과 같이 성장해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든 미술수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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