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Hey, 뿌어막 크념! (효주수녀의 자전거 스토리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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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gnes hyoju kim 댓글 0건 조회 4,759회 작성일 12-09-18 20:07본문
“동생들인가요?”
캄보디아에 2년 살다가 휴가 갔을 때
이제껏 들어보지 못했던 말을 들었다.
“아니요. 언니들인데요.”
언니들이 더 당황해 한다.
요즘 캄보디아 뿌삿(Pursat)시 까에우 모니 마을에 있는
끄로압(CROAP)이라는 곳에서 일하고 있는 데
가정 방문을 다니다가
또 이제껏 들어보지 못했던 말을 들었다.
“필리핀 선교사인가요?”
어느 날, 수녀원에서도 예쁜 수녀님으로 불리는 모 수녀님이
그을린 손과 발을 내게 보여 주며
“이제 내 미모도 다 갔어. 더운 나라에 사니까 노화도 빨리오나봐.”
그리곤 둘이서 마주 보며 웃었다.
하루는, 자전거가 고장이 나서 단골가게에 갔다.
왼쪽 다리에 의족을 한 할아버지가 자전거를 고치는 데
아홉 살 어린 손자가 돕고 있다.
“친구가 몇 명이나 있니?”하고 그 아이에게 물었더니 많지 않다고 대답했다.
“그럼, 내가 친구해줄까?”
벌어진 그 아이의 입과 눈이 선명하게 다가올 때쯤
옆에서 그 이야기를 듣던 할머니가 덕살 같이 와서는
“세상에 당신 나이가 몇인데 그런 소릴, 저 애와 나이 차이가 보통 나겠나.
차라리 엄마가 되어주면 안되겠소? 엄마 아빠도 없는데..”
나이 차이가 많아도 친구는 될 수 있으며
엄마는 자신 없고, 친구는 되어줄 수 있겠다고 했다.
“네가 내 친구라면 손을 잡아줘.”
그 아이가 활짝 웃으며 내 손을 꼭 쥐어 주었다.
그 후,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내게
“헤이, 뿌어막 크념!”
손을 흔들며 반기는 어린 친구의 목소리를 듣는다.
“헤이, 내 친구!”
이 인사를 들으며 오늘도 힘차게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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