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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 “줍립쭈어 봉차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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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감사랑 작성일2018-05-02 조회974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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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캄보디아에 방문하시는 손님들이 “수녀님은 무슨 일을 하세요?” 라고 물어보신다. 그러면 나는 “네, 유치원에서 아이들과 놀아요.” 처음에는 이 말을 웃으면서 들으시다가 “아, 맞네요. 아이들한테는 노는데 최고죠.”라고 말씀하신다.
그렇다. 나는 아이들과 매일 놀고 있다. 아이들과 노는 그 재미는 여간 재미있는게 아니다.
그럼 지금부터 유치원에서 놀고 있는 저의 일상을 잠깐 보시겠어요?
 우리 유치원에는 3살짜리 “항”이 있다. 3살이라서 귀여운 것도 있지만 유치원 안에서 이 꼬마의 하루 일과를 보면 귀여워 할 수 밖에 없다.
아침에 아빠랑 누나 “꾸엉”(누나도 우리 유치원에 다닌다)과 함께 등원을 한다. 오토바이에서 내리자마자 나에게 인사하는데
“줍립쭈어 봉차이리”
처음에는 나에게 인사하는지도 몰랐다.
“어? 뭐라고 봉다리?”
이렇게 인사해놓고 교실로 쏙 들어가버린다.
‘내 이름을 뭐라고 부른거야? 봉다리?’
3살이라 아직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서 ‘줍립쑤어 봉쓰라이 마리’라고 불러야 하는 걸 ‘줍립쭈어 봉차이리’라고 부르는 것이다.
 교실 안에서 수업을 들을 때도 개구쟁이다. 선생님이 가르치는 동안 앉아서 들어야 하는 그 시간을 못참고 교실 밖을 들락날락한다. 나는 사무실에 있다가 아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살핀다. 혹시나 하는 안전문제 때문에. 역시 항은 오늘도 나의 레이더망에 걸렸다. “항, 교실로 들어가. 선생님이 기다리시잖아.”하면 줄행랑이다. 나는 항의 뒤를 쫓는다. 그러면 교실은 한바탕 난리가 한다. 간신히 잡아서 교실에 가서 같이 앉아 있는다. 얼마나 악동인지 내 손에서 빠져나가려고 또 난리다.  꼬마가 얼마나 힘이 센지 나의 힘이 딸린다. 그러면 교사가 나서서 그 아이에게 질문을 던지며 수업에 집중하도록 유도한다. 그러면 서로 얘기가 오고가면서 차분해진다. 밥을 먹을 때도 주위에 온갖 참견을 다하면서 밥을 먹는다. 밥을 먹는 건지, 참견을 먹고 있는 건지. 교사도 나도 “항, 똑바로 앉아서 먹으면 좋겠는데”라고 하며 자세를 잡아준다. 그리고 밥 먹을 때는 음식물 보이지 않게 먹으라고 식사 예절을 가르쳐도 말할 때뿐. 몸을 움직이며 먹는다. 교사가 아예 자리를 잡고 밥 먹는 것을 봐준다.
 놀다가 다리가 조금 긁혀서 온 날은 하루 종일 나에게 와서 붙어있다. “봉차이, 츠으”하면서 울다가 안기고서는 교사실에 있는 평소의 놀고 싶었던 장난감을 꺼내달라고 조른다. 그러면 교사실에 데리고 와서 병원놀이를 하며 살며시 연고를 발라 준다. 그러면 병원놀이에 빠져서 울음은 저멀리 가버린다.. 단순한 이 악동을 어찌 안이뻐할 수가 있을까?
  아마 예수님이 어린이들을 만났을 때도 그랬을 것이다. 아이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주위에 와서 어리광도 피우고, 장난도 쳤겠지. 그러면 예수님은 그런 아이들을 보며 아무리 악동이고 개구쟁이여도 이쁘지 않으셨을까? 

* p.s: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나에게 또박또박 “줍립쑤어 봉쓰라이 마리”라고 불러주고 있다.

댓글목록

요안나님의 댓글

요안나 작성일

  우와~ 꾸엉 동생도 오는군요.ㅠㅠ
애들 진짜 귀엽겠어요.

보고싶네요 수녀님. ㅋㅋㅋ
수녀님도 아이들도... 화이팅!! 기도합니다. 봉쓰라이 마리